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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호] 의미는 정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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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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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포스 신화』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와 삶의 의미를 다룬 철학적 에세이로,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이하 카뮈)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시시포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간이 죽음이라는 거대한 부조리 앞에서 삶의 가치를 묻는다.시시포스는 신의 벌을 받아 끝없이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는다. 하지만 정상에 도달할 때마다 바위가 다시 굴러떨어지고 밀어 올리는 과정을 영원히 반복해야 한다.카뮈는 이 무의미해 보이는 반복 속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발견한다. 그는 인간의 삶 또한 본질적으로 부조리하며, 완전한 의미나 목적 없이 반복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부조리란 삶이 원래부터 무의미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인간과 아무런 답도 주지 않는 세계가 충돌할 때 생기는 감정이다. 카뮈는 사람들이 그 공허함을 견디지 못해 흔히 선택하는 두 가지 길을 비판한다. 하나는 실제 자살이고, 다른 하나는 철학적 자살이다. 철학적 자살이란 현실의 모순과 불안을 끝까지 바라보지 못하고 종교나 절대적인 진 리, 운명 같은 것에 기대어 억지로 의미를 만들어 내는 태도다.대신 카뮈는 희망 없이 살아가기를 이야기한다. 여기서 희망이 없다는 말은 절망하라는 뜻이 아니다. 언젠가 모든 것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나, 미래에 가서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매달리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불확실함과 무의미를 인정한 채 살아가는 것이 더 솔직하고 자유로운 태도라고 본다.그래서 카뮈가 말하는 이상적인 인간은 세상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믿는 사람이 아니라, 끝내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살아가는 사람이다. 바로 시시포스처럼 말이다.나는 카뮈의 말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인생의 의미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결국 중요한 것은 정상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바위를 밀어 올리는 그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일지도 모른다. 매일 이어지는 강의와 과제, 시험 준비,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은 때로 끝없이 반복되는 시시포스의 노동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순간 다른 사람에게도 묻고 싶다.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지.글 박희진 기자
등록일
2026-04-08 16:22:31
[557호]구경이, 법이 공정하지 않다면
작성자
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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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드라마 구경이는 경찰 출신의 보험조사관 구경이가 베일에 싸인 연쇄 살인범 K를 추적한다는 플롯으로 진행되는 드라마다. 전직 형사가 연쇄 살인마를 추적한다는 줄거리는 자칫 식상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보다 살인 사건을 계기로 얽히게 되는 두 명의 관계성과 내면 묘사를 중심으로 전개 된다. 연출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신선하고 재치있는 연출이 자칫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보강해 즐거움을 준다.연쇄살인마와 보험조사관작품의 주동인물인 구경이는 전직 경찰인 보험조사관으로, 남편이 자살한 이후 알코올과 온라인게임에 빠져 사는 폐인이다. 그녀 시점의 장면은 마치 게임 속 한 장면처럼 연출해, 웃음을 주는 동시에 내면의 상처를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 그녀가 어두운 방을 뒤로하고 세상으로 나가는 이유 역시 보잘것없다. 구경이를 걱정한 후배가 컴퓨터를 없애겠다는 협박을 하자 억지로 보험조사관 업무로 복귀하게 된다.그에 반해 반동인물에 해당하는 K는 명문대에 다니는 부유한 대학생이다.그녀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바람대로, 치밀한 계획을 통해 성범죄자, 폭력적인 기업인, 부패한 정치인을 죽음으로 이끈다. 시청자들은 부조리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정의 구현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게 된다.K가 법조차 벌하지 못하는 악인들을 응징하는 모습은 히어로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법도 윤리도 무시하고 달려가는 모습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불안감이 맴돈다.응징받지 않은 자들불가능한 우연들이 맞아떨어지면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한다. 그들의 죽음을 조사하던 구경이는 사건들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사망자들의 공통점은 끔찍한 죄를 짓고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작품이 진행되며 둘 사이의 접점이 드러나며 극의 전개가 가속된다. K의 살인이 경찰이던 구경이가 무심코 던진 말에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는 점을 알게 되며 충격을 준다. 그 사실은 구경이가 K를 저지해야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용하게 된다.그들은 공동의 적인 부패한 정치인을 저지하기 위해 잠시 손을 잡지만, 결국 K 역시 지금까지의 행적이 드러나며 감옥에 갇히는 것으로 일단락된다.우리 사회의 정의란전체적으로 쾌활한 분위기로 진행 되지만 그 과정에서 시사하는 주제는 가볍지 않다. 작품은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단정짓지 않는다. K의 살인은 피해자들에게 구원이 되는 동시에 새로운 고통을 낳는다. 구경이가 범죄자들을 K에게서 구하는 것은 선행인 동시에 악행이 된다. 드라마가 시사하는 주제는 입안을 씁쓸하게 한다.현실에 결말이 존재하지 않듯이, 작품의 결말에서 K는 다시 한 번 죽어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게 되고, 그녀는 탈옥을 계획한다. 그렇게 작품은 우리를 끝없이 괴롭히는 질문을 다시 화두에 올린다. 우리 사회는 정말로 정의로운가.글 원지형 기자
등록일
2026-04-08 16:20:45
[556호] 귀천(歸天)
작성자
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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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歸天)천상병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천상병 시인의 귀천은 단순히 죽음을 앞둔 노인의 달관이 아니다. 모진 고문과 가난, 방랑으로 점철된 비극적 생애를 통과한 한 인간이 세상에 던지는 가장 치열한 긍정의 메시지다.시인은 자신의 삶을 투쟁이나 형벌이 아닌 소풍이라 명명한다.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육체와 정신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음에도, 그시련마저 잠시 머물다 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통찰이다. 시인은 오히려 그 결핍의 틈새를시와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채웠다. 또한, 시대의 폭력 앞에서도 삶에 대한 지독한 사랑을포기하지 않았다.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시가 주는 울림은 각별하다. 삶을 생존으로만 인식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시인은 인생의 마지막에 가져갈 것은 화려한 업적이 아닌, 소박한 기억들이라고 말한다.글 이현준 기자
등록일
2026-03-11 16:47:25
[556호] 기억을 잃어버리는 여자, 기억을 채워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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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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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어제 사랑했던 사람이 낯선 타인이 되어 있다면 그 사랑은 정말 끝난 것일까.2025년 12월 24일 개봉한 한국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일본 작가 이치조 미사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청춘멜로의 외형을 지니고 있지만, 감정의 크기보다 사랑을 지속하는 방식에 더 깊이 시선을 둔다.영화의 중심에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여고생 한서윤이 있다. 그녀는 잠들면 전날의 기억을 잃는다. 감정도, 약속도, 고백도 모두 사라진다. 그래서 서윤의 하루는 늘 처음이다. 책상 위 메모와 휴대전화 속 사진, 그리고 스스로 써 내려간 일기가 유일한 단서로 남는다. 어제의 서윤이 남긴 기록을 통해 오늘의 서윤이 세상을 다시 이해해 간다. 사랑 역시 예외가 아니다.김재원은 그런 서윤의 세계에 들어온다. 무기력하게 하루를 흘려보내던 재원은 우연한 계기로 서윤과 가짜 연애를 시작하지만, 관계는 점차진짜 감정으로 깊어져 간다. 그러나 사랑이 깊어질수록 관계는 더 위태로워진다. 재원이 아무리 진심을 건네도, 다음 날이면 서윤은 그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마주한다. 매일 다시 고백하고 처음부터 설명하며 같은 선택을 반복해야 한다. 사랑이 축적되지 않는 세계에서 사랑은 오직 오늘의 행동으로만 증명된다.이 영화의 갈등은 거대한 사건이아니라 두 사람이 맺고 있는 관계의 방식에서 시작된다. 기억상실이라는 설정은 극적인 장치이지만, 그로 인해 드러나는 감정은 오히려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다. 우리는 쉽게 어제의 다짐을 잊고,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 믿으며 감정의 지속을 당연하게 여긴다.영화는 그 익숙함을 뒤흔든다. 기억이 사라진다면 사랑은 계속될 수 있을까. 매일 처음으로 돌아가는 관계 앞에서 우리는 같은 선택을 다시 할 수 있을까.영화의 연출은 감정을 과장하기보다 반복을 통해 차분히 쌓아 올린다. 같은 인사, 같은 교실, 같은 골목길이 이어지지만 그 안의 표정과 시선은 조금씩 달라진다. 배우 신시아가 연기한 서윤은 매 순간이 처음인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품은 내면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배우 추영우가 연기한 재원 역시 냉소적인 청춘에서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수고를 감수하는 인물로 서서히 변화해 간다. 감정은 격렬하게 폭발하기보다 조용히 스며들고, 관객은 그 미묘한 결을 따라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이 작품이 단순한 눈물 멜로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청춘의 불안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목표 없이 흔들리는 재원의 일상, 병을 안은 채 미래를 가늠해야 하는 서윤의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10대와 20대의 불확실성과 겹쳐진다. 관계는 쉽게 시작되지만 쉽게 단절되고, 내일은 늘 불안정하다. 기억상실이라는 극단적 설정은 빠르게 소비되고 잊혀지는 시대의 관계를 은유처럼 보여준다.영화는 뚜렷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기록이라는 행위를 통해 사랑을 붙들려는 두 인물의 모습을 비춘다. 메모를 남기고,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는 장면은 병을 보완하는 장치를 넘어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의 상징으로 읽힌다. 사랑은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감정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선택임을 영화는 조용히 환기한다.결국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거대한 사건보다 오늘 하루의 무게를 응시한다. 내일이면 잊힐지라도 오늘만큼은 진심을 다해 마음을 건네는 순간들, 그 선택이 반복될 때 사랑은 형태를 갖는다. 사랑은 기억될 때에만 의미가 있는가, 아니면 기억되지 않더라도 존재할 수 있는가. 영화는 그 질문에 쉽게 답하지 않는다. 다만 잊힐 것을 알면서도 오늘을 선택하는 태도가 사랑일지 모른다는 여운을 남긴다.글 박수현 기자
등록일
2026-03-11 16:45:27
[555호] 말의 힘, 책임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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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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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주고받는다. 대화 속에서, 기사 속에서, 댓글 속에서, 심지어는 짧은 메시지 한 줄에서도 말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이 말들이 공기 중에 쉽게 흩어지는 소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말은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행동을 바꾸며, 때로는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말은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생각보다 훨씬 더 무겁다.오늘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해진 사회에서 누구나 발언자가 될 수 있다. SNS 계정 하나만 있으면 수천, 수만 명에게 자기 생각을 전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책임 의식이 종종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 말이 무슨 영향을 주겠어?라는 안일한 태도는 위험하다. 무책임한 말은 누군가의 삶을 파괴할 수 있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으며, 집단적 혐오를 부추길 수도 있다. 한순간의 농담이 누군가에게는 깊은 상처가 되고, 가벼운 비난이 집단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흔히 목격된다.말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종종 표현의 자유를 방패로 삼는다. 하지만, 물론 존중받아야 자유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 없는 자유는 결국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다. 자신의 발언이 누군가를 억압하거나 배제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표현이 아니라 폭력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유를 말할 때 반드시 책임을 함께 말해야 한다.책임 없는 자유는 공허하고, 책임을 동반해야만 진정한 의미가 있다.이는 사람의 주목을 받는 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반인의 온라인 댓 글, 대화 속 발언 하나 역시 누군가의 삶에 깊은 흔적을 남길 수 있다. 말의 책임은 특정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발언자는 잠재적 영향력을 가진다.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본인이 말한 것의 후폭풍을 생 각해야 한다. 이 말이 누군가에게 상 처가 되지 않을까?, 이 표현이 불필 요한 갈등을 만들지 않을까?를 스스 로 묻는 것이다. 둘째, 사실에 근거한 발언을 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 근거 없는 주장, 과장된 표현은 혼 란을 낳는다. 셋째, 타인의 관점에서 말의 무게를 가늠해야 한다. 내가 가 볍게 던진 말이 상대에게는 무겁게 꽃 힐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말은 칼과 같다. 칼은 외부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수단이 될 수도, 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말 또한 누군가를 위로하고 희망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상처와 절망을 남기기도 한다. 말의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우리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는 모두 발언자로서, 동시에 청자로서 이 책임을 공유한다.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말이 세상을 떠돌고 있다. 그중 어떤 것은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살리고, 또 누가의 마음을 무너뜨린다.우리는 어떤 말을 남길 것인가. 말의 힘을 두려워하고, 그 힘을 존중해가며, 책임을 다하는 태도지향해야 할 길이다. 결국 말은 곧 사람이고, 사회다. 책임 있는 말이 책임 있는 사회를 만든다.글 정수빈 기자
등록일
2026-01-07 13:43:36
[555호] 익숙함을 내려놓고, 나를 확장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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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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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국제교류원은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에 약 한 달간의 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 기회를 제공한다. 학우들은 해외연수를 통해 어학 실력을 높이고, 해외의 다양한 것들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2026년 1월에 파견되는 2025년 2학기 맞춤형 글로벌역량강화 해외연수는 지난 9월부터 모집을 시작했다. 나 또한 해외로의 진출을 통해 부족한 언어 실력을 보충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자 캐나다 궬프 대학에 파견을 지원하였다.캐나다에서 며칠간 머물면서 한국과의 여러 가지 다른 점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우선, 가장 큰 특징은 날씨였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북쪽에 위치해 있어 더욱 춥다. 매일 눈이 오고, 눈 돌풍이 불고,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에서 심하면 영하 30도까지도 떨어진다.두 번째로는 거리의 풍경이다. 아파트 문화인 한국과는 다르게 주택이 줄지어 있으며,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지붕이 높고 가파르다. 도로는 대체로 눈에 묻혀 주요 도로를 제외하고는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는 문화 차이를 크게 느꼈다. 처음 궬프에 도착했을 때는 주택의 구조나 식사 문화,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까지 한국과는 사뭇 다른 풍경에 적응하기 어려웠다.도착 후 이틀 간은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 마트와 서점들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판매하지 않는 다양한 종류의 판매품이 눈을 사로잡았고, 매대 진열 방식과 인테리어가 새롭게 느껴졌다.파견은 1월 31일까지며 아직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것들을 보고 접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단계 더 넓힐 수 있었다. 다양한 나라를 짧게 여행하는 것보다, 사회에 잠시라도 녹아들어 함께 생활해 보는 것은 문화를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여행보다 조금 더 의미 있는 해외 경험을 하고 싶다면, 국제교류원에서 진행하는 단기 해외연수가 좋은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글사진 김지수 기자
등록일
2026-01-07 13:42:46
[554호] 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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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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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걱정기형도열무 삼십 단을 이고시장에 간 우리 엄마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아주 먼 옛날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은 단순히 가난한 시절의 슬픔 을 담은 회상시가 아니다. 시 는 한 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결핍을 넘어 시대 전체의 고 독과 상실감을 정면으로 응시 한다.이 시가 발표된 1980년대 는 사회적으로 불안과 억압이 팽배했던 시기였다. 언제 떨어 질지 모르는, 그리고 내외적으 로 불안을 견디는 오늘의 청춘 과 사회인들에게 나는 못 살 겠다는 절망의 독백은 낯설지 않다.인상 깊은 시의 마지막 구절 인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 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는 반전처럼 다가온다. 고통 속에 서도 아름다움을 말하려는 그 마음이 인간의 존엄이다.삶이 불안하고 세상이 각박 할수록 이 시는 우리에게 인간 다움을 잃지 말라고, 그리고 언젠가 우리도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기를 속삭인다.글 이현준 기자
등록일
2025-11-12 13:03:06
[554호] 트렌드 안에서 ‘자신의 기준’을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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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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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민남, 트민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단어는 트렌드 에 민감한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줄임말이다. 어느 순간 우리는 유행 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된 존재가 되 었다. 유행을 좇는 순간 우리는 자신 의 색을 잃고 남이 설계해 둔 팔레트 안에서만 움직인다. 그리고 이 사실 은 현재 한국 사회의 소비 방식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이런 감각 구조는 특히 물건에서 먼저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라부부 는 원래 일부 컬렉터들만 알던 장난 감이었지만, 유명 뮤지션과 셀럽이 SNS에 소장 인증을 올리자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중고 시 가는 원가보다 높아졌고, 사람들은 그 높은 가격을 가치의 증명으로 해 석했다. 결국 다수의 선택은 정말 좋 아서라기보다 이미 인정받은 취향에 편승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이 조정된 감각은 물건에서 끝나지 않는다. 라이프스타일도 동일한 메커 니즘 위에서 굴러간다. 특정 카페의 톤앤매너, 사진 필터, 포토부스 프레 임이 한 시즌을 장악하면 사람들은 그 연출을 거의 그대로 따라간다. 카 페 선택 기준도 커피의 맛보다 사진 이 얼마나 잘 나오는지가 중심이 된 다. 트렌드는 구매를 넘어 일상의 미 적 기준까지 설계하는 구조가 된 것 이다.사실 트렌드라는 말은 본래 경제 학 개념이었다. 특정 지표가 장기적 으로 향하는 방향을 뜻하며, 한국은 행 경제용어사전도 이를 일시적 변동 과 구분되는 구조적 흐름으로 정의한 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에서 트렌 드는 더 이상 장기 방향의 개념이 아 니다. 플랫폼과 기업은 이용자의 시 청 시간, 스크롤 속도, 저장 여부, 구 매 이력을 정교하게 계량화하고, 어 떤 이미지와 감각을 더 많이 노출해 야 장기 소비가 늘어나는지 계산한 다. 현재 우리가 느끼는 세련됨이라 는 감각은 대중의 자발적 취향이 아 니라, 기업의 수익 전략에 맞춰 설계 된 결과에 가깝다.문제는 많은 사람이 이 구조를 거 의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반복 노출된 이미지가 감각의 기준선을 만 들고, 그 기준을 따라가야 뒤처지지 않는다고 느끼게 만든다. 특히 대학 생들 사이에서는 이 기준이 더욱 강 하게 작동한다. 2024년에 발표된 서 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 따르면 20대의 소비 결정에서 시각적 SNS 공유 가능성이 브랜드의 가치보다 더 높은 선택 기준으로 작동한다고 발표했다. 또, 2023년 한국소비자원 의 조사에서도 20대 52.4%는 직접 써보고 판단한다보다 SNS를 통해 이미 검증됐다는 이유로 구매를 결 정한다고 응답했다. 소비는 취향의 표현이 아니라, 현재의 흐름 안에 있 다는 신호로 기능한다.행동경제학자인 카너먼과 트버스 키는 사람이 모호한 선택보다 검증 된 선택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불 확실성을 줄이고 싶기 때문이다. 그 래서 우리는 이게 예뻐서 구매한다 기보다 많은 이가 이미 예쁘다고 인 정한 것을 선택한다. 이때 사라지는 것은 단순한 개성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지 스스로 설정하는 능력이다. 이것은 경제학적으로도 회 복이 쉽지 않은 기회비용이다. 그리 고 한번 평균에 맞추기 시작한 소비 는, 이후 판단 기준의 기준선 자체를 바꾸어버린다.우리는 종종 내가 좋아하는 것이 라고 믿으며 소비한다. 그러나 플랫 폼은 취향을 관찰한 뒤 수집하는 수 준을 넘어, 무엇을 좋아하게 만들지 를 설계해 평균값 취향을 기준처럼 제시한다. 그러면 선택은 취향의 표 현이 아니라, 설계된 감각의 경사에 따라 움직이는 모사로 바뀐다.특히 SNS에서 많이 보이는 검증 된 취향은 빠르게 전파되며 다수의 선택을 하나의 기준으로 전환한다. 소비자는 그 기준을 객관적이라고 느 끼지만 사실은 알고리즘이 걸러낸 평 균값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 요한 태도는 유행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따르는 이유를 한 번은 묻는 일이다. 핵심은 많은 정보 를 그대로 소비하는 것보다, 그 정보 가 어떤 기준을 거쳐 자기 안에 자리 잡았는지 점검하는 과정이다.진짜 취향은 주어진 선택지 중에 서 하나를 고르는 데서 완성되지 않 는다. 그 선택의 기준을 스스로 설 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취향은 자기 것이 된다. 결국 취향의 주도권은 선 택지가 아니라 기준을 세우는 사람에 게 남는다.수많은 이미지와 권유 속에서도 자 신의 기준을 스스로 세울 수 있는 사 람만이, 결국 흔들리지 않는 취향을 가진 사람이다.글 박수현 수습기자
등록일
2025-11-12 13:01:40
[553호] 취미에도 ‘격’이 있을까
작성자
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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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대, 사람들에게 취미는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을 얻기 위해 도피처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취미는 선택적인 여가를 넘어, 삶의 균형을 지키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필수적인 통로로 자리 잡았다.또한, 본업에서 충족되지 않는 만족이나 성취를 채우고자 할 때, 취미는 자기표현의 장이 되기도 한다. 직업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운 일들을 자유롭게 실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취미란 본디 개인의 내적 만족과 사적인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한 자유로운 활동이지만, 사회적 맥락과 타인의 시선 속에서 그 의미와 가치는 종종 달리 해석되곤 한다. 어떤 활동은 세련됨과 교양을 상징하는 고급 취미로 일컬어지며 사회적 지위나 안목의 지표로 여겨지기도 하는 반면, 또 다른 활동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나 가벼운 오락으로 치부되며 그 깊이나 가치를 평가절하당하기도 한다. 이렇듯 동일한 취미라는 이름 아래 놓인 활동들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규범과 문화적 인식에 의해 위계화되며, 때로는 한 사람의 정체성과 품격을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하기도 한다.그렇다면 실제로 취미에 격이 존재하는 것일까. 와인 테이스팅, 골프, 고급 악기 연주 등은 큰 비용과 자원이 요구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산책, 독서, 손바느질처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활동은 낮은 격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이와 같은 차별적 인식은 경제적 비용과 사회적 지위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된다. 비용과 장비, 장소 등이 요구되는 활동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인식을 얻지만, 별다른 자원이 필요 없는 활동은 가볍게 취급된다. 또한, 희소한 기술이나 전문성이 필요한 활동은 특별하게 평가되지만, 뜨개질이나 그림 그리기처럼 몰입을 요하는 활동은 단순한 여가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취미의 격 차이는 활동 그 자체의 본질보다는 외부적 조건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편견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취미의 가치는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이나 타인의 평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해당 활동에 얼마나 몰입하고 어떤 경험을 얻는가에 있다. 동일한 악기 연주라 하더라도,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며 자기만의 음악적 성취 추구와 단순히 사회적 과시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취미의 의미는 경제적 비용이나 사회적 시선보다는 개인이 활동을 통해 느끼는 성취감, 성장 경험, 그리고 삶에 부여하는 의미에서 찾을 수 있다.결국 취미의 격은 외부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얼마나 그 활동에 몰두해 그 과정에서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고급 취미와 하급 취미의 구분은 사회적 편견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취미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하고 삶의 가치를 더해가는 경험을 쌓는 것. 그것이 진정한 취미의 가치가 아닐까.글 김나연 기자
등록일
2025-10-01 12:52:44
[553호] 차가운 도시의 불빛에서 피어난 사랑
작성자
대학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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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도시의 풍경은 언제나 화려하다. 수많은 불빛이 거리를 채우고 사람들은 바쁘게 각자의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그 속에서 우리는 종종 외로움에 부딪힌다. 영화 은 바로 그 외로움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이해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눈치를 보거나 계산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 재희와 반대로 계산적이며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사는 성소수자 흥수가 클럽에서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같은 대학 동기지만 둘은 소위 아웃사이더로 불리며, 재희는 클럽 죽순이로 이름을 날리고 흥수는 성 정체성이 들통날까 자신을 철저히 감추며 학교에 다닌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의 약점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흥수에게 재희는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드문 존재였고, 재희에게 흥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상대였다. 둘은 서로의 이상형이 아니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싶은 순간이 쌓이며 그들의 관계는 점점 특별한 무게를 가지게 된다.영화는 20살부터 33살까지 재희와 흥수가 함께한 13년의 세월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연애와 유흥에 빠져 지내던 20대 초반을 지나 군 생활을 하는 흥수와 취업 준비에 집중하는 23살의 재희, 사회 초년생으로 성장한 27살의 재희와 여전히 방황하는 흥수. 가까웠지만 점차 다른 길을 걷는 두 사람의 삶은 청춘의 불안과 흔들림,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쌓이는 어른으로서의 고민을 그대로 비춘다.극 중 흥수는 성소수자인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다. 사회가 주는 멸시와 낙인의 시선은 그를 더욱 소극적으로 만들었고, 결국 그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춘 채 버텨내야 했다. 그러나 작아지는 자신을 극복하고자 처음으로 엄마에게 커밍아웃을 결심한다. 냉정한 반응을 예상했지만, 흥수의 엄마는 자기 아들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극장에 가 유명한 성소수자 영화를 찾아본다. 그런 엄마의 반응을 보며 용기를 얻은 흥수는 더 이상 숨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결심한다. 늘 계산적이던 흥수가 계산을 내려놓고 단순해진 순간이었다.영화 초반, 재희가 흥수에게 건네는 네가 너인 게 어떻게 네 약점이 될 수 있겠어라는 대사는 큰 울림을 준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약점을 규정하는 사회에 대한 뼈 있는 질문이자, 도시에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관계의 출발점임을 일깨운다.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용기, 그리고 그 다름 속에서 발견한 애정은 결국 사랑과 우정의 경계를 허물고 연대의 가능성을 말해준다.사랑이란 이해의 문제가 아닌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재희의 사랑 또한 자신과 상대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다. 그리고 수많은 형태의 관계 속에서 나다움을 지킬 수 있다면, 그 관계 역시 사랑이라 할 수 있다.은 우리에게 묻는다. 사랑과 우정은 과연 얼마나 다른가? 때로는 우정이 사랑보다 더 깊은 이해와 더 큰 사랑을 줄 수 있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도시라는 복잡한 공간 속에서, 서로를 지탱해 주는 관계야말로 가장 진실한 사랑법일지도 모른다. 둘은 도시 속에서 불안하게 흔들리는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기대며, 그 과정을 통해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씩 찾아간다.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누군가의 약점을 바라보면서도 그 곁에 남아주고, 그 불안함마저 껴안아 주는 것. 서로의 상처와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지켜주는 태도야말로 대도시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우정의 법칙이자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사랑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도시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의 힘이다.글 박유빈 기자
등록일
2025-10-01 12: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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