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글로컬 산학일체 혁신대학
칼로리는 낮췄지만, 건강까지 지켰을까...?
다이어트의 동반자인가, 착각된 해결책인가
최근 몇 년간 ‘제로 식품(Zero Food)’ 열풍 이 거세다. 설탕 대신 스테비아,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등 비영양감미료를 사용해 칼로리 를 낮춘 음료와 간식들이 다이어트 필수품으 로 자리 잡았다. 제로 식품은 칼로리 부담 없 이 단맛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을 내세워 빠르 게 시장을 확장했다. 이어 편의점 음료 진열 대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보편화됐다.
그러나 ‘제로 식품이 실제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가’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계 속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설탕 섭 취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 하지만, 제로 식품이 다이어트의 조력자인지 혹은 착각된 해결책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 영양학계에서는 기존의 고당 식품을 제로 식품으로 대체할 경우 총 칼로리 섭취 량이 줄어들어 체중감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 발표된 메 타분석 연구는 저·무칼로리 감미료(NNSs) 소비 가 설탕 대비 총 에너지 및 탄수화물 섭취량을 유의하게 낮췄으며, 같은 해 아동·청소년 대상 연구에서는 고당 음료를 저·무칼로리 감미료 음 료로 대체할 경우 비만도 측정 지표인 BMI 증가 폭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았다는 결과가 보 고되었다.
올해 발표된 체계적 고찰에서는 저·무칼로리 감미료 음료를 하루 1잔 이상 섭취하는 사람들 의 심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는 경고 도 제시되어, ‘설탕을 제로로 바꾸면 해결’이라 는 단순한 해석은 신중해야 한다는 논의가 강 화되고 있다.
반면 장기적인 체중조절 효과에 대해서는 신 중한 시각이 많다. 세계보건기구(이하 WHO)는 2023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비당 감미료를 체중 조절이나 질병 예방을 위한 수단으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WHO 단기 연구에서는 체 중이 소폭 감소했으나, 장기적으로는 비만·제2 형 당뇨병·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오히려 증가하 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의과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프랭크 후 교수는 “제로칼로리 감미료가 식욕을 억제하기보다 오히려 단맛에 대한 의존성을 높여 에너지 섭취를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올 해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팀이 The Guard\-ian을 통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인공감미료 는 뇌 대사 기능과 인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은 제로 식품이 단기적으로 감량 효과를 주는 듯 보이지만, 장내 미생물 변화나 보상적 과식, 식 욕 조절 실패 등의 부작용이 장기적 체중 관리에 는 오히려 방해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다른 연구들에서는 비영양감미료가 위 장 장애와 설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했다. 국제 과학 학술지 Frontiers in Nutrition 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네오탐 등 일부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균형을 교란해 장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복부 팽만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 혔다. 더불어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은 인공감 미료가 일부 사람들에게 FODMAP 반응을 일으켜 설사나 복부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 고했다.
결국 제로 식품은 단기적으로는 설탕 대체의 이점이 있지만, 장기적인 체중 관리 효과는 불확 실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적절히 활용하면 칼로 리 섭취를 줄일 수 있으나, 이를 다이어트의 ‘해결책’으로 과신해서는 안 된다. 제로 식품은 건 강한 식습관을 돕는 보조 수단일 뿐이며, 균형 잡힌 식단과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이 함께 이루어져야 의미가 있다.
글·사진 권영호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