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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55호] 의정 갈등 끝나도 여전한 ‘응급실 뺑뺑이’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34 등록일2026-01-07

의료 공백 줄었지만불안은 여전히 남아있고, 대책은 쏟아지지만 응급실 앞은 여전히 시간 싸움

 

최근 우리나라 응급의료 현장에서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병원을 계속 옮겨 다니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현상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부처에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응급실 뺑뺑이는 응급환자가 병원 간 이송 과정에서 여러 의료기관으로부터 수용 거부를 당하면서 진료가 지연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으로 인한 의료 인력 공백이 장기화되며 의료 대란이 발생했을 때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의정 갈등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대립하면서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료 공백이 발생한 사태를 의미한다.

의료 현장, 아직 불안한 상황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떠났고 이로 인해 진료 지연과 수술 취소가 속출했다. 이후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고 병상 운영이 일부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응급실 진료 제한 사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부산에서 경련 증세로 쓰러진 고등학생이 14차례 응급 수용을 거부당한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력 부족 · 불균형 해결 어려워

전문가들은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지속되는 배경으로 여전히 불충분한 의료 인력 공급과 필수 의료 분야의 부족 문제를 지적한다. 전공의 복귀로 전체 인력은 의정 갈등 이전 수준의 약 76%까지 회복됐으나,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 같은 필수 분야 전문의는 절반도 복귀하지 못했다.

또한, 지역 간 의료 인력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응급 의료 접근성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비수도권의 필수 의료 전문의 수는 수도권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국회의 대응

국회는 지난 10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을 통과시켜 구급대원 등이 병원 수용 가능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핫라인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병상과 인력이 근본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응급환자 이송과 전원 조정을 담당하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 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병원 수용 능력 향상이 병행되지 않으며,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대안과 향후 과제

부는 응급 의료 체계 개선과 함께 지역의사제 도입 등 장기적인 의료 인력 확보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의사를 일정 기간 비수도권에서 의무 근무하게 하는 방안을 포함해 의료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한다. 다만 의료계에선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우려가 제기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 방안과 함께 필수 의료 의사 수 확대를 위한 재정 확보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에 종합적인 응급 의료 체계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단기 처방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필수 의료 인력 확충과 지연 간 격차 해소, 병상 운영 효율화가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개선 가능하다. 정부와 의료계가 갈등을 넘어 협력의 틀을 마련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환자가 위급한 순간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 체계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글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