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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54호] 빠른 돈 약속 뒤에 숨은 캄보디아 취업사기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14 등록일2025-11-12

청년층의 불안정한 고용 심리를 파고든 국제 온라인 사기 구조,

단기간 소득·스펙 압박을 노린 치밀한 유인·착취

 

올해 초, 캄보디아로 향한 대학생이 현지 도착 직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채 보이스 피싱과 가상자산 사기, 계정 세탁 업무에 강제 투입됐고, 귀국한 뒤에도 송금을 요구하는 연락이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캄보디아 북부와 국경 인근에 형성된 대규모 온라인 사기 복합단지가 단발적 피해가 아니라, 한국 대학생의 경제적 취약성을 정조준해 지속적으로 유입 경로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정부도 전담 조직을 구성해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유입 경로의 설계

캄보디아 사기 조직은 SNSDM을 모집 인프라로 삼는다. 인스타그램·틱톡에서 비자 불필요, 숙식 제공, 항공권 지원, 고수익을 한꺼번에 내세우지만, 이런 조건이 동시에 붙는 제안은 검증된 해외 일자리라기보다 의도적으로 설계된 유입 채널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현장 건물은 공장이나 상담센터 형태를 띠지만 내부는 분업화된 온라인 사기 운영실로 꾸며져 있고, 유입된 피해자의 연락망이 자동으로 다음 표적 후보가 되는 구조가 반복된다. 현지에 도착한 이들은 계약서 없이 근무를 통보받거나 조건 변경을 겪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고, 탈출 시 감금·폭행이 동반된 경우까지 있다.

대학생의 취약 지점

대학생은 취업 스펙 경쟁, 각종 자격증 비용, 생활비와 등록금 부담까지 함께 겪는다. 경제적 압력이 큰 세대다. 따라서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제안은 설득력이 매우 빠르게 작동한다.

더 큰 문제는 대학생 사회의 신뢰 구조다. 선배의 권유, 아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 단체방에서 공유된 홍보 이미지와 같은 요소는 판단을 흔들어놓는다. 범죄 조직은 이 신뢰망을 가장 먼저 활용한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생의 인간관계는 비용 없이 신뢰가 곧바로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인을 통한 접근이 오히려 더 위험한 경로로 전환된다. 실제 보도에서도 지인을 통해 제안이 전달됐고, 바로 그 경로로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전문가 경고의 핵심

10년 이상 형사·경제범죄 사건을 다뤄온 변호사들은 한국에서 본인 명의 휴대전화나 가상자산 지갑을 타인에게 넘기는 순간부터 법적 책임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직접 사기 운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도 명의 제공 자체가 사기 기획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해외 구조 요청을 직접 처리한 경험이 있는 외교부 영사 담당자들은 단순 연락이 아니라 위치·상황 영상, 여권 사본 같은 구체적 자료가 확보될 때 현지 공조 속도가 빨라진다고 설명한다. 또한, 국제개발과 범죄심리를 연구하는 교수·연구자들은 이 범죄를 개인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대학생 세대의 경제적 불안과 취업 스트레스를 악용하는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방어의 핵심: 확인 절차

DM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출발점이다. 사업자등록번호와 회사 주소, 담당자 전화번호는 최소 두세 가지의 경로에서 각각 교차 검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스타에만 존재하는 회사는 국내 기업 정보 검색, 구글맵 사업장 조회 등에서 반드시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비자 없이 즉시 출국이 가능하다는 제안은 합법 취업 시장에 극히 드물다. 출국 전 해외안전여행 어플 설치와 영사콜센터 연락처 저장은 기본 안전장치다. 의심이 생기면 DM, 대화 기록, 계약서를 즉시 스크린샷으로 확보하고 상담 및 신고 절차를 먼저 진행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부와 대학의 대응이 강화되고 있지만 결국 해외 경험이 기회냐 위험이냐는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을 가진 개인의 판단에서 갈린다.


글 박수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