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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52호] 일상을 파고드는 마약의 그림자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63 등록일2025-09-03

지난 728일 김포공항세관은 여행 가방 속에 80만 명분의 케타민을 숨겨 밀수입을 시도한 중국인 A씨를 검거했다. 마취제의 한 종류인 케타민은 강간 약물의 일종으로, 일명 클럽 마약이라 불려 국내에서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마약류다.

A씨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프랑스, 일본을 경유해 국내로 입국했다. 김포공항세관은 A씨의 복잡한 환승 경로에 주목해 기탁 수하물 정밀 검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대규모 밀수 시도를 적발할 수 있었다.

과거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라 불리며 국제사회에서 비교적 안전지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23년 이후 마약 사범이 2만 명을 돌파하면서 이 수식어는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특히 국내 마약 유통망이 점차 지능화·국제화되면서, 단순한 단속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 마약 사범은 지난해 23,022명으로, 202327,611명에 비하면 감소한 수치지만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적발 사례를 보면 범죄 양상은 점점 다양화·지능화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제특송 화물 속에 은닉된 필로폰이 발견됐으며, 6월에는 텔레그램 등 익명 메신저를 이용한 던지기 수법유통망이 무더기 적발됐다. 특히 대학생과 회사원 등 일반인이 호기심이나 스트레스 해소를 이유로 마약에 손을 대는 사례가 늘면서, 마약은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위협으로 확산하고 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최근 들어 10·20, 여성, 외국인 마약 사범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SNS, 다크웹을 통해 익명성을 이용한 유통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심각성을 인식해 202210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식약처는 국내 마약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처벌 강화만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예방 교육과 중독 치료, 재활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사회 전반의 마약 수요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사무총장 백승경 약사는 처벌과 재활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도록 정책을 설계하고, 대중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중독자를 범죄자의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잘 회복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재활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큰 유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글 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