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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531호] 이산가족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민우씨 오는 날>

작성자신문방송국  조회수616 등록일2023-01-26

영화 <민우씨 오는 날>은 2014년에 개봉한 배우 고수, 문채원 주연의 국내 영화로 28분짜리 단편 영화이다. 네이버 영화에 따르면 <민우씨 오는 날>은 평점 10점 만점에 9.12를 기록해 나름 선전한 영화에 속한다. 남자 주인공 민우(고수)는 아침에 나가며 일을 마치고 돌아오겠다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여자 주인공 연희(문채원)가 한평생 ‘언젠가는 만날거야’라는 믿음 하나로 민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분단국가라는 이유로 인해 생긴 이산가족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잘 보여준 것 같아서 나에게는 진한 여운이 남은 영화였다.

연희는 어르신의 나이가 되면서 재혼한 남편이 세상을 먼저 떠나고 치매까지 앓게 되어 과거 자신이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순간에서 기억이 멈춰버린다. 민우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잊지 않기 위해 약을 먹으면서까지 항상 그 순간을 기록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대한 적십자 관계자가 연희를 찾아와 이틀 뒤 북한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민우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연희는 단정하게 옷을 입고 민우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레는 마음과 함께 직접 만든 밥과 반찬이 들어있는 도시락을 가지고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만남의 장소에 도착하자 갑자기 민우를 만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이에 은희는 버스에서 바로 뛰쳐나와 북쪽 출입구 쪽으로 달려가 도시락만이라도 전해달라고 외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를 보면서 무한의 기다림을 나타내는 모습을 사랑, 가족, 그리움으로 나눠보았다. 

첫 번째로 영화에서 나오는 사랑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아무 기약 없이 기다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꿈에서 민우가 총상을 입어서 집에 돌아오는 것을 꾸는 장면까지 나온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자신의 눈앞에 없는 민우가 너무 보고 싶기 때문에 극단적인 꿈까지 꾸게 된 것이다. 영화 초반 부부가 같이 있을 때 이 둘의 눈빛에는 서로를 존중하는 동시에 애틋한 감정까지도 가감 없이 드러난다. 이렇게 사랑하는 데 서로를 때어놓으니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플까 싶은 것이다.

두 번째로 둘은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이다. 그러므로 둘은 같이 생활하고 함께 사는 집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영화 속 따스한 햇살에 비친 한옥집이 마치 많은 온정과 추억들이 담겼을 듯싶은 따뜻한 가족의 느낌을 다시 한번 실감 나게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그리움. 시간이 흘러 연희는 재혼했다. 하지만 연희의 집에는 여전히 민우의 물건으로 가득 차 있다. 그가 입었던 재킷, 모자, 구두 그리고 그와 함께 찍었던 사진들까지 남김없이 배치되어 있다. 그가 예전에 어떤 옷과 모자를 쓰고 출근했는지 계속 생각나도록 하기 위한 소품들이다. 그 사람에 대해 그리워하면서, 현재 그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상상하면서, 그 사람을 잊지 말아야지 스스로 다짐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반찬들과 국으로 밥상을 차리는 모습은 그리움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상은 이산가족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세 가지 인상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수십 년 동안 아무 기약 없이 재혼하고 나서도 기다리는 연희. 치매에 걸려서도 과거 자신이 행복했던 순간에 멈춰있는 연희의 모습을 보고 나도 과연 저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저럴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한 번쯤 가슴 시리고 슬픈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혹은 이산가족의 아픈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면 영화 <민우씨 오는 날>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 황윤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