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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515호] (수습기자의 변) 우연한 기회를 성장하는 발판으로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539 등록일2021-04-13

디자인학과에서 3년을 버티면 무슨 일을 벌이든 가볍게 생각하는 버릇이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입학했을 때 당시 3학년 선배들은 나에게 있어서 이미 최고의 디자이너였다. 늦은 시간 방문한 동아리방은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했고, 선배들이 꺼내는 화제는 늘 과제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3학년은 무얼 하든 좋은 성적을 냈고 나도 역시 3학년이 되었을 때 졸업한 선배들을 따라 멋진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신문사에 들어오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히 일어난 일이다. 입시 미술학원에서 보조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학기가 끝나갈수록 여유를 잃어갔다. 날짜가 바뀌면서 과제의 수준은 높아졌고 이를 감당하기에는 체력도 한계에 부딪혔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학교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서 편집기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수업 시간에 배운 디자인 툴로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무엇이든 잘하는 3학년을 목전에 두었기 때문에 지원 신청을 했고 그렇게 신문사의 일원이 되었다.

한밭대 신문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체계적이고 열정이 넘치는 부서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우리 신문 기자들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서술하는데 무척 탁월한 것 같다. 난 말보단 이미지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작업에 익숙해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글로 풀어내는 기자들이 신기했다.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처음 작성한 글을 계속 다듬는 일이 지칠 만도 한데 군말 없이 해내는 모습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나보다 어린 기자들이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를 계기로 한 분야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이유는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 기획한 디자인을 고치고 수정하고, 친구들과 교수님에게 피드백을 받고 또 수정하고. 내가 동아리방에서 본 선배들도 더 나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고군분투한 것이다. 그렇게 선배들은 내 기억 속에서 멋진 디자이너가 되었다.

우리 기자들의 글이 돋보일 수 있도록 나 또한 지난해에 발행한 신문들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삽화를 그리는 작업에도 기자분들이 쓰신 내용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신중을 가하게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역할에 책임감을 느낀다. 나태하게 생각하던 지난날을 깊이 반성하고 우리 학교나 세상의 소식을 전달하는데 나 또한 큰 사명과 긍지를 갖고 열심히 임할 것이다.

글 이주희 수습기자